구운 무화과와 참깨 소스
- 2014-12-05 15:49:07
- 월간비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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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중반에 들어서, 경기도 시흥시에 1년에 약 3개월 정도의 수확기를 가진 무화과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여러가지 작물로 가득 채워져 있는 1000평 남짓의 하우스 안에는 당도가 20브릭스나 나온다는 무화과와 곽준기 아버님과 어머님의 상냥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조리시간 15분 | 재료분량 1인분
재료
무화과 2개, 참깨 2큰술, 화이트 와인 (물 대체가능) 2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전분 1/2작은술
만드는 법
1. 무화과를 반으로 잘라 후라이팬에 겉만 살짝 굽는다.
2. 준비한 분량의 참깨를 곱게 빻는다.
3. 빻아놓은 참깨에 화이트와인, 식초, 전분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4. 접시에 구운 무화과를 올리고, 소스를 뿌리면 완성.
경기 시흥 곽준기 아저씨네 무화과 농장
얼핏 보면 안 익은 것처럼 보여도 달콤함은 최고에요!
겨울 냄새가 풍기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농사 경력만 30년인 곽준기 아버님네 시흥 무화과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오이, 토마토, 상추 등 흔하게 식탁에 오르는 작물을 주로 재배해서 학교 급식으로 많이 출하하셨다고 하는데요. 무화과는 2009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6년째 계속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평촌, 광명에서 농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개발이 시작되면서 지금 농장이 위치한 시흥으로 와 정착하게 되었다고 해요. 1000평 정도 규모의 넓은 하우스를 곽준기 아버님과 어머님 두분이서 관리하시느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합니다. 특히 무화과 나무는 적심이라고 해서, 너무 성장해버린 줄기는 잘라줘야 한다고 하는데, 한창 적심할 시기가 되면 일일이 손으로 잘라줘야 해서 매년 너무 힘드시다고 해요. 두 분이 농장의 모든 일을 하고 계시다 보니, 이번에 농장에 방문했을 때도 아버님은 다음 날 비 소식에 뚝딱뚝딱 뭔가를 고치고 계셔서, 어머님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무화과 나무는 직접 땅에서 자라지 않고 네모난 박스 안에서 재배되는데, 그 이유는 물 공급이 일정하게 나무에 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1년 중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제철인 무화과는 잘 무르는 성질이라, 대량 재배를 해도 판매가 잘 안 되면 손해가 많다고 해요. 학교 급식에 무화과를 넣어보려고 노력 해보았지만, 아직은 일반 과일보다 가격이 비싸서 잘 안 팔린다고 합니다. 판로가 넓지 않다 보니 작년보다는 규모를 조금 줄였다고 해요.
무화과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중에서 잘 볼 수 없는 과일 중 하나였는데요. 점차 그 효능과 맛이 알려지면서 요즘에는 시장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화과의 진짜 맛을 알고 싶다면 농장에 직접 가서 맛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이번 무화과 농장에서 가장 놀란 점이 무화과가 이렇게 달콤했었나? 하고 느낀 것이니까요. 특히 이번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더욱더 당도가 좋다고 해요.
시중에서는 껍질이 붉은 도후인이라는 품종을 주로 볼 수 있는데, 곽준기 아버님네 무화과는 껍질이 연두색을 띄고 있는 바나네라는 품종이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딱딱하고 맛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손으로 살짝 눌러서 속을 보니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습니다.
맛보라며 주신 농장의 무화과는 처음에 봤을 때 숙성이 전혀 안 돼있는 것 같이 보여서 당황했는데, 빠알간 속살이 가운데뿐만 아니라 테두리 부분까지 꽉 차서 너무너무 달콤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5개 이상 꿀꺽 먹어버렸네요. 어머님 말씀도 한 번 농장에서 싱싱한 무화과를 맛보게 되면, 시중의 무화과는 맛이 밍밍할 거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공감이 갔습니다.
곽준기 아버님과 어머님 두분이서 꾸려가는 무화과 농장이 한차례 또 바빠질 시기가 되면 일손 도우러 꼭 다시 찾아뵙고 싶네요!
꽃이 피지 않는 과실 무화과
무화과는 열매 안에서 꽃이 핀다고 해요. 그래서 겉으로는 꽃이 피지 않는 것처럼 보여 무화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요. 서양에서는 예부터 다산의 상징인 무화과는 동의보감에도 여러 가지 효능이 나와있다고 합니다. 섬유질이 많아 장을 깨끗하게 해줘서 변비 증상에 효과적이고, 단백질, 중성지방 분해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하네요.
특히 혈압을 낮춰주는 효능도 탁월한데, 무화과 농장에 찾아오는 손님들 중에서도 고혈압 있는 분이 꾸준히 드시고 그 효능을 몸소 느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화과는 보관기간이 짧으니, 잼으로 만들거나 냉동시켜 먹어 보는건 어떨까요?
- 글•사진•요리
- Dai Kinoshita, Tai Kinoshita
- 올해로 5년째 부천 ‘밀휘오리’를 운영하고 있는 다이 키노시타와 타이 기노시타 형제. 외국에서 온 기진맥진한 채소가 아니라 싱싱한 국산 유기농 채소로 맛과 건강을 생각한 이탈리아 요리를 내놓으며 어느새 부천의 유명 맛집으로 자리 잡은 ‘밀휘오리’. 스스로 채소 오타쿠라 부를 만큼 신선한 채소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그들이 색다른 이탈리안 레시피와 특별한 농가 이야기를 전한다. www.facebook.com/PasteriaMillefi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