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식당에서 고기 메뉴 다 빼!" 파리 스타 셰프 실험



육류 위주 식습관, 암과 당뇨 불러···
축산업 확대로 지구 환경 파괴
파리 최고급 식당 운영 프랑스 요리사
"음식으로 세상 바꾸겠다"며
미슐랭 별 셋 식당서 고기 메뉴 빼고
생선 · 채소· 곡물로 요리 선보여



미식의 나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사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가 혁신적인 
아니 혁명적인 실험을 시작했다
미슐랭에서 획득한 별(스타)을 모두 더하면
총 21개를 획득한 뒤카스는 레스토랑을 
최근 다시 열면서 육류와 가금류 
그러니까 소·돼지·양 따위 고기와
·오리·비둘기 등 조류를 
메뉴에서 완전히 빼버렸다. 
그는 "생선-채소-곡물 3부작(trilogy)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음식을 선보이겠다."
면서 이 새로운 시도를 
"자연스러운 요리(Naturalness cuisine)"
라고 명명했다.

고기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양 식문화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자신의 책 
'신화학'에서 '스테이크는(
프랑스인의 정열 이다
포도주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인에게 
스테이크는 전혀 어색함이 없는 음식이다.
외국에서 고생할 때 프랑스인은
'스테이크에 대한 진한 향수를 느낀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니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사가 
자신의 대표 식당 메뉴에서 
고기를 삭제해버렸다는 건 
미식계에서 대단히 충격적인 사건이다.

뒤카스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그는 두 가지 야심 어린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오트 퀴진(haute cuisine)을 재해석해 업데이트할 때가 됐다는 거다
오트 퀴진이란 가장 섬세하고 
정교한 고급 요리를 말한다
고기로 대표되는 값비싼 식재료에 가려
조연 역할만 맡아온 채소와 곡물이 
얼마나 훌륭한지그리고 저렴한 재료로도
얼마나 섬세한 오트 퀴진을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생선도 참치나 연어 같은 비싼 생선 대신
꽁치나 정어리처럼 고급 음식점에서 
외면해 온 값싼 생선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둘째갈수록 심각해지는 건강·환경 문제에
대해 셰프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뒤카스는 음식을 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요리사다그는 "자연과 더 조화롭고 건강하며
환경 친화적인 식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고기를 중심으로 한 육류 생산을 
늘리기 위해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열대우림이 소 방목용 목초지로 개간되고,
이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미국·호주
목장 지대가 급속히 사막화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곡물 생산은 늘었지만
가축이 먹어 치워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굶주리고 있다
반면 부유한 나라에서는 
육류 과잉 섭취로 심장 발작당뇨 등
'풍요의 질병'이 급증했다.
'육식의 종말'을 쓴 제러미 리프킨은 
'날로 증가하는 소와 소고기 소비 문제가
미래 지구와 인류 행복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뒤카스가 세계 외식업계에 가진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동참할 요리사가 많을 듯하다
하지만 일반 대중의 식습관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수십 수백 년 이어져 온 식생활이
뒤집힐 수 있을까
역사를 되돌아보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하다.

* 본 포스팅은 조선일보의 칼럼을
일부 편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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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0/2016012004029.html